저번 글에서는 생명의 중심원리와 전사과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진핵세포에서 mRNA를 가공하는 과정을 공부해 보겠습니다.
진핵세포에서의 전사 후 mRNA 변형
진핵세포의 핵 내에서 RNA 전사물이 만들어지고 이것은 효소들에 의해 변형됩니다. 이 과정을 RNA 가공(RNA processing)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1차 전사물의 양 끝이 모두 변형되고, 내부의 일부도 잘려 나머지가 연결됩니다.
-mRNA 말단의 변화
5' 말단은 20~40 뉴클레오타이드 전사 후 변형된 G 뉴클레오타이드가 앞에 결합되는 5' 캡(5' cap)을 만듭니다. 3' 말단의 경우에는 50~250개의 A 뉴클레오타이드를 붙인 폴리 A 꼬리(poly A tail)를 만듭니다. 5' 캡과 폴리 A 꼬리는 가공된 mRNA가 핵 밖으로 나가는 것을 돕고, 가수분해효소가 mRNA를 분해하지 않도록 해줍니다. 또한 mRNA가 세포질에서 리보솜과 결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5' 말단과 3' 말단에 있는 mRNA의 일부분 중 비번역 부위(5' UTR, 3' UTR)는 번역되지는 않지만 리보솜 부착 등을 돕습니다.
-분할 유전자와 RNA 이어맞추기
1차 전사물의 양 끝이 모두 변하는 한편 내부의 많은 부분들이 제거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잘라 붙이는 과정을 RNA 이어맞추기(RNA splicing)라고 합니다. 진핵세포에서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뉴클레오타이드 서열은 연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그 서열들 사이에 번역되지 않는 서열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비암호화된 단편을 개재서열(intervening sequence) 또는 인트론(intron), 번역되는 단편은 엑손(exon)이라고 합니다. 1차 전사체를 합성 시 RNA 중합효소 2는 인트론과 엑손을 모두 전사합니다. 그러나 RNA 이어맞추기의 과정에서 인트론은 잘리고 엑손끼리만 연결되어 암호화 서열만 연속되는 mRNA를 만듭니다. 인트론을 자르는 것은 RNA들과 단백질로 구성된 이어맞추기 복합체(spliceosome)가 합니다. 그에 따라 인트론은 방출되고 두 엑손은 연결됩니다.
-리보자임
이어맞추기 복합체의 작은 RNA가 이렇듯 촉매작용을 한다는 것은 효소로 작용하는 RNA 분자인 리보자임(ribozyme)에서부터 출발한 생각입니다. RNA 이어맞추기는 단백질 또는 추가적인 RNA 분자 없이도 가능한 생물이 있습니다. 인트론 RNA는 리보자임으로 작용해 자기 자신을 자르는 것을 촉매합니다. 이것을 자가 이어맞추기(self-splicing)라고 합니다. 즉 단백질뿐만 아니라 RNA도 생물학적인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RNA의 효소 기능의 특성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RNA는 단일가닥이라 한 분자의 서로 다른 부분들이 역평행하게 상보적으로 염기쌍을 이루어 특이한 3차 구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 특징은 리보자임의 촉매기능에 필수입니다. 두 번째로, RNA의 특정 염기들이 촉매작용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RNA는 다른 핵산과 수소결합이 가능하다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차 전사체와 이어맞추기 복합체 RNA는 상보적으로 염기결합을 해 리보자임의 촉매작용을 돕습니다.
-인트론의 중요성
그렇다면 왜 진핵세포에서는 굳이 애초부터 연속된 암호화 서열을 가지지 않고 그 사이에 인트론이라는 비암호화 서열을 끼워넣은 것일까요? 인트론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기도 하며, 인트론이 있기 때문에 한 종류의 유전자는 두 가지 이상의 폴리펩타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선택적 RNA 이어맞추기(alternative RNA splicing)는 어떤 DNA 조각을 엑손으로 취급하는지에 따라 2가지 이상의 폴리펩타이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유전자의 전체 개수보다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는 단백질의 종류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트론은 엑손 뒤섞기(exon shuffling) 과정에서 단백질 진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인트론은 교차 가능한 부위를 넓혀주어 대립유전자 간 교차 확률을 높입니다. 엑손 뒤섞기는 엑손들의 새 조합, 즉 새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비대립유전자 사이에서도 엑손의 조합이 나타날 수 있고, 이 변이는 때때로 유익한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는 번역 과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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